1. 들어가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OTT 영향력을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2023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에 따르면 케이블TV·IP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가입자는 2022년 단자 수 기준 3,62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가입자는 늘어났지만 OTT 이용자 증가 등 영향으로 가입자 증가율은 2020년 2.9%, 2021년 2.9%, 2022년 1.5%로 둔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지난 방송프로그램이나 영화관에서 상영이 끝난 방송영상콘텐츠를 유료방송에서 시청할 수 있는 주문형비디오(VOD)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웬만한 방송프로그램과 영화를 월 구독료만 내면 OTT에서 무제한 시청할 수 있는 상황과 맞물린 경쟁 압력 증가 등의 결과다.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OTT 영향력이 날로 증가하는 상황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티빙,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등 국내 기업 서비스를 비롯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이하 디즈니+) 등 글로벌 서비스까지 자체 기획·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이고 독점 콘텐츠, 국내외 방송프로그램과 영화까지 다양한 방송영상콘텐츠를 지속 제공하고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미디어·콘텐츠 전략을 통해 국내 디즈니 사업 현황과 계획은 물론, 디즈니+ 제공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사업자의 OTT 전략과 특장점 등을 살펴보자.
2. 창립 100주년 넘어선 글로벌 미디어 기업 ‘월트디즈니 컴퍼니’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1923년 창립한 이래 지금까지 세계 문화 콘텐츠 시장을 선도해온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기업이다. 디즈니(Disney), 픽사(Pixar), 마블(Marvel), 스타워즈(Star Wars), 20세기스튜디오(20th Century Studio),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ABC, ESPN 등 브랜드를 중심으로 세계에 스토리텔링 기반 우수하고 혁신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스트리밍을 포함한 세계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포함하는 ‘디즈니 엔터테인먼트(Disney Entertainment)’와 다양한 디즈니 캐릭터와 프랜차이즈를 테마파크·크루즈·소비재·도서·게임 등 다양한 영역으로 선보이고 있는 ‘파크·체험 및 소비재(Disney Parks, Experiences and Products)’, ESPN 네트워크·ESPN+와 회사의 인터내셔널 스포츠 채널을 운영하는 ‘ESPN’ 등 3개 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디즈니 모든 브랜드 콘텐츠 지식재산(IP)을 망라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를 출시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이하 디즈니코리아)는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한국 지사로 1992년 12월에 설립됐다. 이후 30여 년간 다양한 국내 기업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해 디즈니의 풍부한 스토리와 콘텐츠에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징과 정서를 반영해 국내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냈다. 한국에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지속 성장했다. 2021년 11월 국내에도 출시한 디즈니+ 운영을 담당하는 DTC(Direct to Consumer), 디즈니 산하 스튜디오의 극장 상영 배급을 진행하는 스튜디오(Studio), 디즈니 캐릭터 라이선스 공급을 통해 파트너사와 함께 한국 시장에 맞춤화된 상품을 디자인·개발·출시하는 소비재 사업부(Consumer Products)를 포함해 콘텐츠 세일즈(Content Sales), 게임(Games), 퍼블리싱 및 디지털 경험(Publishing & Digital Experiences) 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3. 김소연 월트디즈니 코리아 컴퍼니 대표와 일문일답
- Q.디즈니코리아 설립 33주년입니다. 지난 33년간 디즈니코리아의 한국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성과와 미래 전략 및 목표 설명 부탁드립니다.
- A.디즈니코리아는 지난 30여 년간 국내 주요 파트너와 협업, 곧 국내 출시 3주년을 맞이하는 디즈니+를 통해 지금까지 쌓아온 소비자와 접점을 더욱 확대하고, 강력한 브랜드 프랜차이즈와 폭넓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국내 미디어·콘텐츠 업계에서 선도적 입지를 공고히 하고자 합니다. 디즈니의 풍부한 스토리와 콘텐츠에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징과 정서를 반영해 한국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며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랑받는 엔터테인먼트·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지속 성장해왔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어벤져스 2 (2015)>, <블랙팬서 (2017)> 영화 촬영을 통해 우리나라 주요 도시를 세계에 알리고 국내 크리에이티브 생태계에 주요한 역할을 해왔고요. 최근에는 디즈니 산하의 세계적인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영화와 시리즈에 한국 배우가 출연하는 등 문화적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한국 역대 외화 박스오피스 톱10 중 1위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비롯해 총 9개 영화가 디즈니 작품일 정도로 한국에서 디즈니의 독창적 스토리와 브랜드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겨울 100주년을 기념해 디즈니 대표 애니메이션 내 주요 배경과 장면을 체험형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 디즈니 100주년 팝업 ‘하우스 오브 위시(House of WISH)’와 올해 5월 부산 해운대에서 진행된 ‘스타워즈 데이(Star Wars Day)’ 드론쇼에는 하루에만 각각 수천 명, 수만 명이 모이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번 <인사이드 아웃 2> 역시 콘텐츠를 경험하는 방식이 단순 극장에서 끝나지 않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소비재와 F&B 제품, 전주국제영화제, 더현대 팝업,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내 ‘인사이드 아웃 가든’ 등 색다른 오프라인 경험까지 이어지면서 디즈니 고유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됐고 흥행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디즈니코리아
- Q.디즈니+ 한국 서비스 론칭 3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무빙>의 청룡시리즈어워즈 대상이 가장 기쁘셨을 것 같은데요. 디즈니+의 그동안 성과는 무엇인지, 론칭 3년을 맞이한 소감 말씀 부탁드립니다.
- A.벌써 3년이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제 출시 3년을 맞이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내부적으로는 현재까지의 성과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하는 콘텐츠 소비패턴에 맞춰 고품질 콘텐츠로 디즈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성장을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스튜디오들이 선보이는 글로벌 콘텐츠와 더불어 우수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로컬·한국 콘텐츠를 함께 선보이며 장기적인 목표에 발맞춰 올해도 지속해서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출처디즈니코리아
- Q.플랫폼 측면에서 다른 OTT 대비 디즈니+ 경쟁력과 강점은 무엇인가요?
- A.디즈니, 마블,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오랜 시간 다양한 세대에 걸쳐 사랑받는 막강한 브랜드파워가 디즈니+의 핵심 자산이자 최고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OTT 중심은 콘텐츠고,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세계 소비자들이 공감하는 독보적인 스토리텔링과 창의적이고 수준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것이 디즈니+의 차별점이자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100년간 디즈니가 축적한 스토리텔링의 힘은 감히 독보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디즈니+는 오랜 기간 사랑받은 디즈니의 영화, TV 프로그램부터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의 최신작과 스타 브랜드를 통해 제공되는 ABC와 20세기 스튜디오, 디즈니 텔레비전 스튜디오, FX 프로덕션, 서치라이트 픽처스가 제작한 일반 엔터테인먼트(General Entertainment) 작품들까지 전(全) 연령층을 타깃으로 폭넓은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스튜디오들이 선보이는 글로벌 콘텐츠를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수준 높은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최고의 한국 제작사들과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와 협업하겠습니다.
- Q.디즈니 본사에서 생각하는 우리나라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경쟁력은 무엇이고 어떤 시장으로 평가하나요? 또 한국 시장의 중요성은요?
- A.월트디즈니 첫 진출 당시에도 우리나라는 미디어 인프라 수준이나 유료방송 보급률이 높아 전통적 방송이나 미디어 배급 사업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은 바 있습니다. 앞서가는 한국의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OTT 비즈니스에 진출한 것은 자연스럽고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콘텐츠는 지역을 벗어나 세계에서 주목받는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스토리의 글로벌 확장성과 세계적 수준의 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는 디즈니 스트리밍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입니다.
출처디즈니
- Q.디즈니+ 론칭에 이어 디즈니스토어 오픈, 새로운 라이선스 뮤지컬 초연 등 국내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떤 의미일까요?
- A.엔터테인먼트·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강화 차원에서 특별한 소비자 경험을 지속 확대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디즈니 소비재사업부는 이미 국내 300개 이상의 파트너사와 제품 라이선싱을 통해 한국 시장에 맞춤화된 상품을 디자인 및 개발하고 있고요. 2023년 7월 판교점에 디즈니스토어 1호점을 오픈한 이래 전국에 총 6개 매장을 운영하며 또 다른 브랜드 경험과 체험공간을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뮤지컬 <알라딘> 또한 한국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콘텐츠 경험을 다각화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영화, 콘텐츠에 이어 한국의 공연시장 또한 글로벌 주요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디즈니는 지난 20년간 <아이다>,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등 뮤지컬로 한국 관객을 만났고 이번 <알라딘>으로 한국 배우 캐스팅과 장기 공연을 통해 디즈니 ‘시어트리컬’ 그룹의 인기 브로드웨이 작품을 국내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원작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2019년 개봉된 실사영화도 국내에서 큰 흥행을 거둔 만큼 개인적으로도 무척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 Q.글로벌 사업자라는 점에서 월트디즈니 컴퍼니, 디즈니+가 갖는 강점과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 A.가장 큰 경쟁력은 디즈니, 픽사, 마블, ABC, ESPN, 루카스필름 등 상징적인 브랜드와 각각의 세계적인 스튜디오가 선사하는 독보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세대를 걸쳐 전 연령층,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가 디즈니의 힘이라고 믿습니다. 플랫폼적으로도 글로벌 OTT 디즈니+를 통해 위와 같은 방대한 글로벌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동시에 한국의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하며 전 세계의 더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한국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한국의 훌륭한 콘텐츠가 디즈니+ 안에서 세계적 수준의 할리우드 스튜디오 작품들 및 앞서 말한 디즈니 산하 브랜드 콘텐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점도 디즈니+의 장점입니다.
- Q.국내에서 디즈니+ 사업의 단기 목표와 중장기 목표는 무엇인가요?
- A.디즈니 전사적으로 스트리밍 사업의 수익성 강화를 주요 비즈니스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엄선된 고품질의 로컬 콘텐츠와 세계적인 스튜디오들의 글로벌 콘텐츠의 밸런스를 갖춘 독보적 콘텐츠 라이브러리로 더 많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자 합니다. 한국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행태와 트렌드를 좀 더 잘 이해하고 디즈니+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 일상에서 사용하는 콘텐츠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디즈니는 수준 높은 스토리텔링의 콘텐츠를 제공하며,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디즈니의 핵심 브랜드와 마블·픽사 등 프랜차이즈 중심 글로벌 콘텐츠와 우수한 스토리의 로컬 콘텐츠를 함께 선보이며 장기 목표에 발맞춰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 Q.OTT 등 플랫폼 사업자이자 콘텐츠 사업자로서 국내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 및 성장을 위해 정부의 어떠한 지원 정책이 필요한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 A.디즈니코리아는 30년 이상 한국에서 스튜디오, 콘텐츠 세일즈, 소비재, 게임 및 퍼블리싱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파트너와 협업하며 성장해왔습니다. OTT 비즈니스는 상대적으로 늦게 진출했지만 활발하고 꾸준한 투자를 통해 한국 미디어 산업에 경쟁과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아직은 경쟁하며 성장 중인 산업인 만큼 규제보다는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주셨으면 합니다.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 외국인 투자에 친화적인 환경이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콘텐츠 수급이 아닌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통해 함께 성장해나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앞으로도 한국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위해 정부를 비롯한 업계 주요 업체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Q.마지막으로 디즈니라는 브랜드가 한국인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좋겠고, 각인되었으면 하시나요?
- A.디즈니가 스크린 안팎으로 소비자들 일상에서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30여 년간 한국 관객분들이 디즈니 콘텐츠에 열렬한 성원을 보여주셨고 이러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디즈니는 최고의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3년 전 디즈니+ 론칭과 함께 국내 최고의 제작진, 배우와 함께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도 꾸준히 공개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보다 다양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디즈니 고유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매일 새로운 경험과 독창적인 스토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4. 최연우 디즈니코리아 로컬 콘텐츠 총괄과 일문일답
- Q.디즈니+의 K콘텐츠 전략은 무엇인가요? 제작·수급 측면에서요.
- A.디즈니+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 세계적인 스튜디오가 선보이는 글로벌 콘텐츠와 고품질 로컬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세계 소비자들에게 상호보완적이고 균형 잡힌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는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고 한국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로컬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노력합니다. 국내 최고 제작사,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와 지속적인 협업을 하고 전략적인 투자도 지속할 예정입니다. 디즈니+는 구독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시장 니즈를 파악해 소비자들에게 엄선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뿐만 아니라 수급 콘텐츠들까지도 다양한 이야기, 장르, 구성 별로 선정해 소비자들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시청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라인업을 구성하고자 합니다.
- Q.디즈니+ 오리지널 K콘텐츠 제작은 어떤 방식과 절차를 통해 이뤄지나요, 또 제작을 확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 A.디즈니+는 콘텐츠의 수준 높은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이야기 본질에 집중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 제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토리의 흥미로운 전개와 진정성, 훌륭한 제작진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 콘텐츠를 기획합니다. 오리지널 로컬 콘텐츠의 소싱은 세계적인 흥행과 인기를 우선시하기보다는 각 시장의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콘텐츠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소비자 데이터를 꾸준히 구축하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점에서 충분한 검토와 논의 과정을 거칩니다.
출처디즈니코리아
- Q.디즈니 본사나 해외 각국 지사에서 생각하는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은 어떠한가요?
- A.로컬 콘텐츠 제작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디즈니+는 아시아에서 최소 15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이미 한국에서는 35개 이상의 오리지널 작품을 선보이며 그 목표를 훨씬 초과 달성했습니다.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수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요. 작년 북미 외 지역 디즈니+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 상위 15개 작품 중 9개가 한국 작품일 정도로 한국 콘텐츠는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한국은 스토리의 글로벌 확장성과 세계적 수준의 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는 디즈니 스트리밍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입니다.
- Q.디즈니+ 대표작 <무빙>이죠. 내부에선 <무빙> 성공 예측했는지, 이 정도 반응 기대했는지 궁금하네요.
- A.<무빙>은 디즈니+ 국내 론칭 2년 차에 거둔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무빙>의 성공은 한국 오리지널 작품의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강풀 작가 웹툰을 기반으로 한 <무빙>은 ‘휴머니즘’을 담은 매력적인 스토리라인, 최고의 배우들과 제작진, 뛰어난 음악 및 포스트 프로덕션 효과 등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실적 발표에서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세계 디즈니+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라고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었습니다. <무빙>은 지난해 8월 공개된 이후 제59회 대종상영화제 2관왕,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최다 수상작으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올해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대상, 신인남우상(이정하), 신인여우상(고윤정)을 수상해 화제성과 작품성을 모두 입증했습니다.
- Q.<무빙> 등 주요 디즈니+ 오리지널 K콘텐츠가 한국 외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지표나 일화, 통계자료 공유 부탁드립니다.
- A.<무빙>은 2023년 세계 디즈니+에서 최다 시청된 로컬 콘텐츠 1위를 차지했습니다. 공개 첫 주 세계 디즈니+와 미국 훌루(Hulu)에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하며 강한 출발을 했고요. 최종화 3개 에피소드는 글로벌에서 공개 첫 주 대비 3배 이상의 시청 시간을 기록할 만큼 마지막까지 꾸준한 관심과 화제성을 보였습니다. 2024년 1월에 개최된 제29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서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 후보로 노미네이트되며 글로벌 시청자의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국내 타이틀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올해 초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 <킬러들의 쇼핑몰>도 2024년 아태지역 디즈니+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로컬 오리지널 시리즈로 등극했습니다.
- Q.본사나 해외 시장 차원에서 K콘텐츠 제작 의뢰가 들어오기도 하나요?
- A.로컬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K콘텐츠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으면서 저희 아태지역(APAC) 본부를 넘어 글로벌 지역팀에서도 한국에서 제작하거나 투자하는 콘텐츠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무빙>과 <카지노>와 같이 한국 콘텐츠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많은 공감을 얻으며 한국 콘텐츠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 개발 시 작품들이 세계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본사와 같이 고민하며 만듭니다. 예를 들어 <폭군>의 경우에도, 훌륭한 크리에이티브와 작품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리기 위해 감독님, 제작사와 많은 논의를 거쳐 네 편을 한 번에 공개하는 방식을 시도했습니다.
- Q.인도네시아 콘텐츠하면 호러물, 일본은 애니메이션 등 나라별 강점이 있는 콘텐츠 장르가 다른데요. K콘텐츠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A.한국 콘텐츠는 많은 강점을 갖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흥행을 이끄는 요인은 신선한 스토리텔링과 아름다운 영상미와 높은 완성도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콘텐츠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더라도 장르에서 변주를 주는 창의력이 돋보이는데요. 주인공이 관객 본인이 되는 등 익숙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서사부터 상상력을 극대화한 과감한 스토리텔링과 훌륭한 비주얼까지, 다양한 관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콘텐츠는 매력적입니다. 다양한 서사를 입체적인 캐릭터와 제작 퀄리티가 뒷받침하는 것도 장점입니다. 해외에서도 <무빙>, <카지노>, <킬러들의 쇼핑몰>과 같이 탄탄한 서사를 자랑하며 높은 완성도를 보이는 시리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 Q.디즈니+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외 우리나라 방송프로그램 또는 영화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선택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 A.흥행하는 장르 등 특정 기준을 세우기보다는 변화하는 시청자 성향을 분석하고 고려해 최적의 작품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높은 제작 완성도와 스토리로 한국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작품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수급하는 시리즈와 영화의 경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선보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엄선된 수급 작품들을 통해 오리지널 작품과 상호보완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창구로 디즈니+를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나아가 시도해 보지 않은 장르를 소개해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트렌드를 확인해 보는 방법이나, 다양한 큐레이션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리지널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나 감독의 전작을 동시에 공개해 작품 하나의 매력뿐만 아니라 테마를 공유하는 큐레이션 방식으로 구독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 Q.국내 기업과 콘텐츠 파트너십이나 협력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 A.디즈니는 한국에서 20개 이상의 제작사와 최고의 배우, 작가, 감독 등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탄탄한 서사에 한국 사회와 정서, 상상력을 풍부한 스토리로 연결해 시청자를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우리나라 대표 스토리텔러나 크리에이터와 협력하길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디즈니+는 한국의 크리에이터들이 최선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 Q.올해 11~12월 기대작과 내년 K콘텐츠 제작 및 수급 방향, 제작이 확정된 주요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 A.강풀 작가와 두 번째로 협업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강풀 작가가 다시 대본을 집필하는 시리즈에요. 내년에는 액션, 범죄, 스릴러, 멜로, 시대물 등 다양한 장르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김다미·손석구 주연의 <나인 퍼즐>, 전지현·강동원 주연의 <북극성>, 김수현·조보아 주연의 <넉오프>, 현빈·정우성 주연의 <메이드 인 코리아> 등입니다. 모두 디즈니+ 구독자에게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작품들입니다.
5. ‘인터뷰이’ 디즈니코리아 김소연 대표·최연우 총괄은…
△김소연 디즈니코리아 대표 : 한국에서 디즈니 전략 수립을 포함한 비즈니스 전반을 맡아 디즈니코리아의 브랜드 가치 및 비즈니스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회사의 선도적인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김소연 대표는 약 15여 년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내 다양한 사업 부문을 두루 거치며 한국 내 브랜드 인지도 및 비즈니스 성장에 지속 기여한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다. 김소연 대표는 디즈니코리아 DTC(Direct-to-Consumer) 사업부 총괄을 역임했다. 이 기간 김 대표는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 국내 사업 운영을 최적화하고, 2021년 11월 디즈니+ 서비스를 한국에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DTC 사업 부문을 이끌기 전 김소연 대표는 디즈니코리아 소비재사업부를 총괄하며 다양한 국내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디즈니의 IP를 다양한 소비재로 확장하는 라이선싱 비즈니스 성장을 견인한 바 있다. 그전에는 한국 미디어 사업부 및 채널 사업부를 총괄하며 콘텐츠 디지털 전환 전략으로 콘텐츠 세일즈 및 채널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끌었다. 디즈니코리아 채널 사업부 영업 담당으로도 재직했다.
△최연우 디즈니코리아 로컬 콘텐츠 총괄 : 디즈니+의 로컬 콘텐츠 전략 수립, 제작 및 수급을 총괄하고 있다. 글로벌 및 아태지역 내 담당자들과 긴밀한 협력으로 한국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하고 시장의 주요 콘텐츠 제작자와 스토리텔러들과 협업한다. 15년 이상 국내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폭넓은 경험과 국제 영화 및 로컬 오리지널 제작 경험을 지닌 전문가다. 디즈니 합류 전 아마존 MGM 스튜디오에서 동남아시아 지역 로컬 오리지널 영화 제작을 총괄하는 동시에 여러 주요 한국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CJ ENM 근무 시에는 해외·미국 기획제작팀을 이끌며 급변하는 미디어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콘텐츠 라인업 개발을 주도하고 비즈니스 성장을 견인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엔터테인먼트 인재 발굴과 다양한 시장 및 플랫폼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IP 콘텐츠 개발에 힘써 왔다.
6. 나가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OTT 성장이 가속화됐지만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국내외 OTT는 월 구독자 하락세를 반등시키기 위해 기존 기본 요금제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한 광고요금제를 신설했다. 구독자 부담을 줄여 이용자 수는 현상 유지하거나 증가시키고 광고비라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로 지속 성장을 모색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OTT 이용 지표는 기대와 다르게 지지부진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바일 인덱스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넷플릭스와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디즈니+, 왓챠 등 국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OTT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의미한 상승세를 보인 건 KBO 프로야구를 온라인 독점 생중계하는 티빙뿐이다.
이들 OTT MAU는 2023년 12월 3,460만 명 수준에서 2024년 8월 3,371만 명 규모로 약 100만 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1,307만 명에서 1,121만 명, 쿠팡플레이는 734만 명에서 685만 명, 웨이브는 444만 명에서 441만 명, 디즈니+는 336만 명에서 285만 명, 왓챠는 66만 명에서 56만 명으로 각각 줄었다. 티빙만 583만 명에서 783만 명으로 증가했다. 프로야구 독점 생중계에 거의 독점 제공하는 tvN 콘텐츠 <내 남편과 결혼해줘>,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등이 연이어 흥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당연하게도 볼 만한 콘텐츠가 있어야 가입을 유지하고 이용을 한다는 것을 입증한 지표다. <무빙>이 흥행했을 때 디즈니+의 MAU가 434만 명까지 늘어났고, <더 글로리> 흥행 당시에 넷플릭스 MAU는 1,400만 명을 기록한 것 역시 OTT 경쟁력은 결국 콘텐츠라는 점을 반증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같이 사는 가족이 아닌 이상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계정 공유 금지에 따라 차단 등 적극적인 후속 조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언제든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조치도 결국 줄어드는 월 구독자를 고려, 구독 수입을 적정 수준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티빙과 웨이브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합병(M&A) 추진 사실이 알려졌다. 크게 CJ ENM, JTBC와 지상파 방송 3사 콘텐츠로 나눠진 현재 구도를 타파하고 주요 방송콘텐츠 대다수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디즈니+는 국내 론칭 3주년을 앞둔 지난 9월 2025년 10월까지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발표했다. 지속적인 새로운 콘텐츠 제공으로 OTT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어느 기업의 정책과 전략, 콘텐츠가 올해 연말과 2025년 국내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